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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술적 글쓰기
    인문학과 철학 2014. 8. 2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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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부 학술적 글쓰기

     

    학술적 글쓰기의 기본 사유방식은 무엇일까? 그것을 바로 비판적 사고이다. 비판적 사고는 “ 누군가의 주장에 대해서 단순히 문제점을 찾아내고 흠집을 잡기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사고가 아니다. 비판적 사고란 그 주장을 보다 깊이 있고 다각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기 위해 그것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반성적 사고”이다. 학술적 글쓰기는 이러한 비판적 사고를 기초로 한다.

    학술적 글쓰기란 전문적인 정보와 지식의 창출을 통해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열어주는 글쓰기이다. 일반적으로 학술적인 글이라 하면 ‘학술논문’을 말하는데,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하여 어떤 주장이나 견해가 옳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글이라면 형식에 관계없이 ‘학술적인 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학술 활동이 다른 창작활동과 구별되는 주요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객관적인 입증’(정당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술적인 글에는 학술논문, 연구 및 실험보고서, 평론, 학술에세이 등이 포함된다.

     

     

    Ⅰ. 논문에 대한 일반적 이해

     

     

    1. 학술논문

     

    오늘날 학술적 글쓰기를 가장 엄격하게 구현하고 있는 것은 학술논문이다. 학술 논문이란 학술적 연구결과를 기술한 일정형식의 글이다. 따라서 학술논문은 문제를 학구적으로 깊이 파고들며 그 본질적 성격을 되도록 다각적으로 분석 고찰하며 아울러 입증자료를 가능한 한 광범위하게 수집하여 객관적이고 확고부동한 독창적 결론에 도달하려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것은 학문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을 알리거나 연구자의 독창적인 주장/견해를 입증함으로써 학문발전에 기여하는 데 목적을 둔 글이다. 따라서 학술논문은 분야마다 요구되는 특별한 논문형식을 갖추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독창성’이 요구된다. 그리고 주제에 대한 독창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관련 자료에 대한 폭넓은 조사와 분석, 기존 연구에 대한 비판적 정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1) 일반 학술 논문 : 학자들이 자신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기 위하여 쓰는 연구논문(research paper)을 총칭한다. 따라서 그 규모․성격 등은 연구 분야와 논문의 주제에 따라 일정하지 않으나, 어떤 경우든 논문으로서의 기본 요건에 충실해야 함은 물론이다. 일반 학술 논문 가운데 잡지․학술지 등에 실리는 비교적 간단한 논문을 영어로는 ‘article'이라고도 하며, 매우 체계적인 격식과 내용을 갖춘 논문은 'treatise'라고 부른다.

     

    2) 학위 논문 : 영어로는 ‘dissertation' 또는 ’thesis'라 하는데, 석사․박사 등의 학위를 받기 위한 최종적 심사 자료로서 제출하는 논문이다. 따라서 그 기본 성격은 일반 학술 논문과 다를 바 없으나, 일정한 학업을 마치는 사람이 쓰는 것이므로 지도교수의 지도를 받아서 작성․제출하고 심사를 받는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이로 인해 학위 논문은 그 체제도 해당 학문 분야의 표준적 격식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2. 연구 및 실험보고서(report)

    연구 및 실험보고서는 조사나 실험의 결과를 정리하여 보고하는 글로서 해당 분야마다 정해진 형식에 따라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식에 의한 조사나 실험 과정을 보여준다. 이 때 연구의 결과는 대개 수치로 제시되며, 글쓴이 자신의 관점은 배제된다.

    리포트에서는 답사 보고서, 관측 보고서, 실험 및 조사 결과 보고서, 채집보고서 등이 포함된다.

     

    3. 평론 (review)

    학술논문이나 연구 및 실험보고서는 주로 전문 연구자들 사이에서 유포되는 데 비해 평론은 일반인들도 비교적 자주 접할 수 있는 학술적인 글이다. 평론을 다루는 대상에 따라 예술 작품에 대한 평론이나 사회적, 문화적 현상에 대한 평론, 책이나 논문 등에 대한 서평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평론은 어떠한 대상에 대한 해설과 함께 그에 대한 비판을 포함한다. 이때의 ‘비판’은 대상을 무조건 부정하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이 지닌 한계뿐만 아니라 그것이 지닌 의의나 가치까지도 엄밀히 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술적인 목적을 지닌 본격적인 평론의 경우는 학술논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엄격히 정해진 형식에 따라야 하지만, 일반독자들을 대상으로 발표된 평론의 경우에는 비교적 형식이 자유롭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예술평론이나 사회평론, 서평을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평론을 써야할 기회도 많다. 대학에서는 어떤 수업이든지 특정 주제와 관련된 책이나 논문 등을 읽고 서평을 쓰거나 ,예술작품이나 최근 부각되는 사회적, 문화적 현상을 대상으로 평론을 쓸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 평론 : 본격적인 학술 논문처럼 완전한 격식과 치밀한 인증을 제시하는 데 구애되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일정 주제 혹은 영역을 개관하면서 학문상의 견해를 제시하는 글이다. 예컨대 ‘한국정치학의 당면과제’, ‘70년대 한국학의 회고와 전망’, ‘생명기원설에 대한 몇 가지 의문’ 등과 같은 제목의 글들이 이런 부류에 속한다. 서평도 평론의 일종에 해당한다.

     

    4. 학술에세이

    학술에세이는 어떤 문제를 자신의 관점에서 분석적,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자신의 견해와 주장을 정립한 후, 이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견해나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글이다.

    학술에세이는 사실이나 정보, 현상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가 주장을 제시하는 것, 견해나 주장을 정당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나 이미 알려져 있는 일반적인 생각이나 견해를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좋은 에세이라고 하기 어렵다. 제시된 견해나 주장은 중요하고 흥미로우면서도 독창적일 필요가 있다. 이때 독창성은 학술논문에서 요구되는 것처럼 견해나 주장이 새로워야만 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견해나 주장은 기존의 것과 다르지 않더라도, 새로운 사실을 밝힌다거나, 같은 사실은 새롭게 해석한다거나, 혹은 같은 내용이라도 새로운 소재를 통해 표현하는 것 등이 모두 독창적인 것이다.

     

    그런데 독창적인 주장이나 견해라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근거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는다면 좋은 학술에세이라 하기 어렵다. 따라서 학술에세이는 주장이나 견해에 대한 ‘논증’이 핵심이다. 논증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느냐에 따라 즉 논거가 주장/견해와 관련성이 있는지. 제시된 증거가 정확한지, 논거가 타당한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충분한 논거가 제시되었는지 등등에 따라 학술 에세이의 성패가 갈린다. 주장만 있고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면, 즉 논리적인 증명이 부족하다면 좋은 학술 에세이라 할 수 없다.

     

    대학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글들을 쓰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학술 에세이의 범주에 속하는 글들이다. 짧게는 “ -한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하시오”라는 시험문제에 대한 답변에서부터 특정문제와 관련해서 여러 자료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견해를 제시하고 이른 논증하는 과제에 이르기까지 대학에서 요구하는 글들은 많은 경우 학술 에세이의 성격을 띤다. 대학에서의 학술적 에세이는 ‘논증의 형식을 통해 주장을 펼치는 길거나 짧은 글’을 모두 포괄하나 대표적인 것은 우리가 리포트라고 부르는 것이다. 리포트는 소논문으로 학생들의 지적 독립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적을 한다. 학생들은 교수로부터 이미 결정된 논제를 받기로 하고 때로는 일정한 범위 안에서 스스로 주제를 선정하기도 하지만, 자료의 수집에서부터 그 평가․분석․해석․종합․논리화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인 원고를 만들기까지의 일은 자신의 힘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이루어진 성과는 비록 이미 알려진 결과와 별로 다를 바 없다고 해도 그것을 자신의 힘으로 얻어 냈다는 데에 커다란 의의가 있다. 또 그 가운데에 실수나 착오가 나타난다고 해도 배우는 사람으로서 두려워할 일은 아니다. 우리는 오히려 이를 통해 더 나은 수준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반성의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히 참고 자료를 발췌․조합하여 아무런 창의성도 주관도 없이 만들어 내는 눈가림 논문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① 학생으로 하여금 교과서나 교수 한 사람의 강의 내용에만 매이지 않고 그 교과와 관련된 폭 넓은 독서를 하도록 한다.

    ② 강의실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하였거나 그렇게 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하여 학생이 독자적으로 조사하고 스스로 문제 해결을 시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③ 여러 가지 자료를 분석․해석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관찰력과 비판적 이해력을 기른다.

    ④ 자신의 관찰․분석 결과를 정리하여 논리적인 방법으로 전개할 수 있는 훈련을 쌓는다.

    ⑤ 교수의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보고 있으며 설명과 훈련이 더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강의를 효율화하는 자료가 된다.

     

    Ⅱ. 논문이 갖추어야 할 요건

     

    1. 리포트작성의 원칙

     

    대학생에게 부과되는 리포트의 궁극적인 목적은 작성자의 지적 성숙과 함께 학문적 성취를 이루도록 하는 데 있다. 리포트의 주제와 내용이 독자적으로 선정되고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작성자가 자료 수집에서 편성․평가․종합에 이르기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처리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렇게 해서 도출한 결론은 비록 이미 알려진 것일지라도 작성자 스스로의 힘으로 성취했다는 데에 더 큰 의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리포트도 역시 다른 논문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틀을 유지하는 것이 내용의 서술과 논리성 확보를 위해서 유리하다. 그래서 리포트도 나름의 틀을 가지게 되는데, 표지, 차례, 본문, 참고 문헌의 순서로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리포트의 규격은 대체로 A4규격의 용지를 사용한다.

    ① 서론, 본론, 결론의 구성으로 전개해야 한다.

    ② 문제를 제기하려면 기존의 논의들을 분석하고 이해해야 한다.

    ③ 보고서의 문제의식이나 내용은 독창적이어야 한다.

    ④ 결론에서 자기의 주장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⑤ 인용한 내용 및 참고문헌을 정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1) 서론, 본론, 결론의 구성으로 전개해야 한다.

    대학에서의 글쓰기에서 기본적인 요소는 논리적인 설득력이다. 주어진 주제에 대한 자기 입장, 그 글의 주장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있느냐가 바로 점수를 얻는 기준이 된다. 이런 논리적인 설득을 위해서는 논증적인 글쓰기가 되어야 하며, 논증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론, 본론, 결론의 삼단 구성을 할 필요가 있다. 이때 서론에서는 해당 주제에 대해 자기 문제를 던지고, 본론에서는 그 문제를 풀며, 마지막 결론에서 글 처음에 던졌던 자기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해야한다. 특별히 본론을 구성할 때 설명(정의, 지정, 비교, 대조, 인용, 예시, 분류, 분석)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예를 들어, 해당 주제에 속하는 하위 내용이 많은 경우라면 문제 제기 이후에 분류 내용을 서술해 주는 것이 좋고, 특징을 고찰하기 위해서는 비교/대조를 통한 서술을 해 주는 것이 유용하다.

     

    2) 문제를 제기하려면 기존의 논의들을 분석하고 이해해야 한다.

    과제가 주어진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자료 찾기이다. 기존의 텍스트 및 정보에 대한 올바른 분석, 평가, 그리고 이해가 필수적이다. 대학에서의 글쓰기는 수필식 감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서관 작업을 통해 해당 주제를 다룬 기존의 연구 업적들을 다 검색하고, 그 내용들을 요약하여 기존 연구들을 정리해야 한다. 이때 기존 논의란 해당 과제와 관련 있는 일체의 글들, 즉 학위 논문, 학술 논문, 전문적인 잡지의 평론 및 기사, 단행본 등을 모두 포함한다.

     

    3) 리포트의 문제의식이나 내용은 독창적이어야 한다.

    대학글쓰기에서도 다른 경우와 같이 독창적인 글쓰기가 중요하다. 이때 ‘독창적인’의 의미는 예술적인 창의성이나 표현의 아름다움 등의 문제가 아니라, 그 주제에 대해 다른 사람의 글과는 차별화되는 자기만의 내용을 가지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대개의 경우 이런 차별성은 해당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는 과정, 쉽게 말해서 그 숙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공부하는 과정에서 확보된다. 기존 논의들을 검토한 후 제기한 문제의식은 자기 식의 해석을 여과한 것이어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의 입장에서 그 주제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각자의 입장에서 해당 주제에 접근하는 문제의식이 필요하며,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 글이 창의적인 리포트가 될 확률이 높다. 같은 주제라도 어떤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결론은 다를 수 있다. 같은 문제라도 입장이 다르면 그 차이에 따라 시각 차이가 생기며,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면 해석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또한 기존 논의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것이거나 다루어졌다 하더라도 자신이 그 내용에 동의하기 어려운 것 등을 발견했다면 그 부분을 천착할 필요가 있다. 대개의 경우 그런 발견은 좋은 문제 제기로 이어지며, 이러한 문제 제기 독창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4) 결론에서 자기의 주장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글의 완결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결론의 마무리가 중요하다. 결론은 서론 및 본론의 내용을 이어받아 서론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한 자신의 해법, 자신의 답을 제시하는 단락이다. 그러므로 서론에서의 문제 제기에 대한 자신의 주장이 무엇인지가 분명하게 서술되어야 한다. 기존 논의를 정리하면서 해당 주제에 대해 몇 가지 입장을 정리했다면 비록 소박한 수준이라 할지라도 치열한 고민을 통해 변증법적인 과정을 거쳐 자신의 주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문장의 어미를 간결하고 분명하게 처리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서론 및 본론에서도 다 해당되는 것이지만 결론 쓰기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글을 쓴 이는 자기 글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며, 그 책임은 한 문장, 한 문장의 어미를 쓰면서 발생한다. ‘ -할 수도 있다고 본다’, ‘ -하지 않는다고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다고 보는 것도 가능할 수도 있다’ 등 자신이 쓴 문장 내용에 대해 자신이 없거나 약할 때는 어미가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5) 인용한 내용 및 참고문헌을 정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대학 수업에서 리포트식 과제를 내주는 것은 수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학생들에게 강도 높은 학습 기회를 제공하여 학생들이 해당 주제에 대해 각자 자신의 견해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목표가 있다. 그러므로 학생들이 그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는가가 중요하며, 그 자가 학습의 양과 질이 리포트 내용에 반영된다. 즉 공부의 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고민의 시간들이 리포트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좋은 문제 제기 역시 기존 논의를 철저하게 검토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고서 작성은 공부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기존 논의들이 자신의 서술에 인용되면서 전개되기 마련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인용의 문제이다. 자신의 문장이나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면 그 경우는 다 인용을 해 주어야 하며, 문장을 따져서 철저하게 인용 부호로 구별해 가면서 서술해야 한다. 인용은 각주 형식으로 제시하면 된다. 그리고 결론이 끝난 후 마지막에서 참고문헌을 제시해야 한다. 참고문헌이란 자신이 각주 인용한 서지 내용을 정리해서 제시하는 것이다.

     

    2. 학술논문작성의 원칙

    ① 논문은 각 분야별로 규정된 논문형식을 따라야한다.

    ② 논문은 자신의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③ 논문의 내용은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④ 주제는 자신이 해결 가능한 범주의 것이어야 한다.

    ⑤ 기존 연구 검토를 포함하여 자료를 조사, 수집하여 정리한다.

    ⑥ 논문은 논증적인 글쓰기로 전개되어야 한다.

    ⑦ 인용은 정확하고 철저하게 해야 한다.

     

    1) 논문은 각 분야별로 규정된 논문형식을 따라야 한다.

    논문의 본문은 서론 ․ 본론 ․ 결론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서론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본론에서 이를 논증 해명하며, 결론에서 최종적인 성과를 집약함으로써 논문을 마무리 짓는다. 아무리 방대하고 복잡한 논문이라 해도 기본적인 틀은 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중에서 서론과 결론에는 논문의 일반적 양식이 요구하는 여러 구성 요소들이 있으므로, 그것들이 왜 필요하며 어떤 구실을 하는지 이해해 두어야 실제 논문 작성에서 응용할 수 있다.

     

    2) 논문은 자신의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논문은 자신의 주장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입증하는 글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논문을 써야 할 경우, 자신의 주장을 정리하기는커녕 무엇을 써야할지 출발선에서 가장 막막해 한다. 즉 문제를 어떻게 설정해서 주제를 구체화시켜야 하는지가 가장 난감한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문제의식을 심화시키는 훈련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 문제의식은 기존에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던 것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될 때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논문 쓰기도 자신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의문을 구체화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3) 논문의 내용은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논문의 내용은 기존 논의들을 반복하거나 절충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즉 이미 상식이 되어버린 사실을 되풀이하거나, 남의 연구 결과를 적당히 짜깁기하거나 요약 정리하는 것은 논문이라고 할 수가 없다. 흔히 학생들이 남의 글을 표절하고도 이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논문의 새로움은 보통 세 가지 면에서 확보할 수 있다. 첫째는 자료의 새로움이다. 다루고자 하는 대상 자료가 새로운 것이면 같은 방법론을 사용해서 기존의 결론과 같은 결론이 나오더라도 연구 대상을 확대한 의의가 인정된다. 둘째는 방법론의 새로움이다. 동일한 자료를 대상으로 하더라도 새로운 방법론을 적용한다면 결론이 비슷할지라도 그 의의가 있다. 셋째는 결론의 새로움이다. 자료나 방법론이 같더라도 결론이 다른 논문은 예전의 결론을 재검토하거나 수정한 의의를 갖는다.

     

    4) 주제는 자신이 해결 가능한 범주의 것이어야 한다.

    논문의 주제를 잡을 때는 평소 자기 관심사이면서 동시에 보편적인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평소의 관심과 현재의 능력에 맞게 주제의 범위를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참신하고 의미 있는 주제라도 글쓴이가 가지고 있는 능력에 맞지 않으면 자신이 제기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논문 제출 기한, 외국어 능력, 자료 수집 등 현실적인 문제를 다각도로 고려해야 한다. 간혹 학생들 가운데는 논문의 주제를 막연하게 생각해서 광범위한 문제를 다루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현대 한국 영화의 경향, 일본 애니메이션의 흐름과 같은 주제는 한 학기 과제물로 제출하는 논문의 주제로는 적절하지 못하다. 현대 한국 영화의 범주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도 문제지만, 만약 설정한다고 해도 그 많은 영화를 모두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설령 다룬다 해도 어떤 구체적인 내용을 끌어내기가 어렵다. 따라서 그 중에서도 대표적이거나 문제적인 영화를 선택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다루어야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흐름도 범주를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한국에 소개된 것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은 것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럴 경우 일본어를 하지 못하면 주제를 소화해 낼 수가 없다. 따라서 주제를 정할 때는 주제의 가치뿐만 아니라 논문 제출 기한, 외국어 능력, 자료 수집 등 현실적인 문제를 구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소논문이나 논문의 주제나 범위는 좁으면 좁을수록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견실하며 든든한 기초 위에서 작성될 수 있다.

     

    5) 기존 연구 검토를 포함하여 자료를 조사, 수집하여 정리한다.

    주제를 정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주제의 글이 없는지를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연구 검토는 주제를 정하는 과정과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주제가 확정되고 나면 기존에 이러한 주제의 글을 다룬 것으로 어떤 글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면 어떤 관점에서 어느 정도까지 다루었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자료는 보통 1차 자료와 2차 자료로 나눌 수 있다. 1차 자료는 직접 연구의 대상이 되는 자료를 말하고, 2차 자료는 1차 자료를 위해 활용하는 자료를 말한다. 자연 현상을 관찰하거나 실험하는 경우 자연현상이나 실험이 1차 자료가 된다. ‘박지원의 북학사상’이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쓴다고 할 때 <열하일기>를 비롯하여 박지원이 쓴 글이 1차 자료에 해당하고, 박지원의 사상에 대해 다른 연구자들이 쓴 글들이 2차 자료에 해당한다. 논문을 쓸 때는 1차 자료에 해당하는 것들을 가능한 한 원본의 형태로 직접 보아야 한다.

     

    논문을 쓰기 위해 자료를 조사할 때는 먼저 1차 자료를 포함하여, 다루고자 하는 대상에 대해 이미 다룬 기존 논의를 먼저 조사한다. 여기에는 학위논문, 학술지 수록 논문, 저서, 인터넷 문서 등 모든 범주의 글들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런 자료들이 주제별로 목록화되어 있지 않고 흩어져 있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일일이 조사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한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넷 도서관으로 가서 관련 주제어를 치면 학위논문을 비롯한 학술지 수록 논문, 신문기사 등 많은 자료들이 검색 가능하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필요한 자료를 모두 얻을 수 없다. 자신이 설정한 주제의 범위 내에서 가장 긴밀한 관련이 있는 몇 가지 항목을 찾아서 다시 검색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박지원의 북학사상에 대한 논문을 쓰려고 한다면 박지원, 북학사상이라는 항목 외에도 18세기, 열하일기, 북학파 등의 항목으로도 검색해야 필요한 자료를 가능한 한 널리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찾기 어려울 경우에는 먼저 관련된 책이나 논문을 찾아 읽고 그 책이나 논문에 인용된 참고문헌들을 기반으로 자료를 찾아나갈 수 있다. 그것도 가능하지 않을 경우에는 도서관 사서에게 가서 질문하라.

    최근의 학위논문이나 학술지 수록 논문은 원문까지 제공되는 경우도 많다. 학위논문은 국립도서관이나 국회도서관으로 들어가면 논문 제목, 목차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검색할 수 있으며, 인터넷으로 원문을 제공하는 대학 도서관들도 있다. 연구사가 많이 축적되어 있는 경우는 기존에 이미 정리되어 있는 연구사 정리 논문을 참고할 수 있으나 연구사 정리를 어떤 관점에서 했는가를 고려하고 이용해야 할 것이다.

    자료를 조사하여 수집, 정리할 때에 내용 요약이나 인용할 만한 내용을 카드나 파일에 저자, 글의 제목, 출판사, 출판연도, 페이지 등을 정확하게 기입하여 정리해 두면, 집필할 때 도움이 된다.

     

    6) 논문은 논증적인 글쓰기로 전개되어야 한다.

    논문의 글쓰기는 입론, 논지 전개, 결론 도출의 과정이 유기적으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 논문은 주관적인 확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검증할 수 있는 증거에 입각하여 논리적인 추론 과정을 통해 앎을 추구하는 글이다. 따라서 논문을 쓰는 사람은 주제의 범위를 정하고 자료를 수집, 정리한 뒤, 논문 집필에 들어가면 자신의 지식이나 정보를 재구성하여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끌어내야 한다. 논거의 배열만으로는 논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통 귀납, 연역 등의 추론 방법을 사용해서 결론을 이끌어낸다. 귀납법은 구체적인 여러 가지 사실들을 근거로 해서 일반적인 원리를 발견해 가는 것이고, 연역법은 그 반대로 일반적인 원리를 근거로 특수한 사실의 어떠함을 주장하는 방법이다. 연역법은 어떤 가설을 세우고 이를 논리적으로 증명하고자 하는 것으로 ‘사람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와 같은 전제를 두고 추론해 가는 방법이다. 이에 비해 귀납법은 개별적이고 특수한 지식이나 사실로부터 일반적인 사항을 이끌어 내는 방법이다. 학기말에 쓰는 소논문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학술논문들은 귀납법에 의거해서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경우가 많다.

    이와 아울러 논증적인 글을 쓸 때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첫째, 논문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용어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정의를 내려주는 것이 좋다. 같은 용어라도 그 내포와 외연이 논자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용어에 대해서는 글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정의를 하는 것이 좋다. 또 한 용어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한다면 먼저 포스트모더니즘의 개념을 정확히 하고, 일관되게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좋다. 둘째, 배제된 쟁점이 있다면 배제한 이유를 밝힌다. 이는 주제의 범위 설정과 관련되는데, 주제의 범위를 정하게 된 이유를 밝히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7) 인용은 정확하고 철저하게 해야 한다.

    자신이 생각해 낸 견해나 문장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한 말이나 글을 참고한 경우에는 각주 인용한다. 인용은 주로 다음 세 가지 경우에 사용된다. 첫째 자기 견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자신과 동일한 견해를 소개하는 경우, 둘째 자기 견해를 강조하기 위해 반대되는 견해를 소개하는 경우, 셋째 글의 효과를 내기 위한 단순 강조의 경우이다. 인용할 때에는 반드시 인용된 내용과 연구자 자신의 의견이 구분되어야 한다. 남의 글을 인용하고서도 밝히지 않는 표절 행위는 남의 물건을 훔치는 도둑질과 같다. 대학생들이 남의 글을 예사롭게 인용하고 출처를 밝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것의 심각성조차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대학 사회의 큰 문제이다. 더욱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손쉽게 자료를 구할 수 있는 지금 표절의 비윤리성을 더욱 심각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인용에는 직접 인용과 간접 인용이 있고, 각주는 논자가 인용한 참고 문헌의 출처를 밝히거나, 글을 쓰는 과정에서 부가, 보충할 내용이 있을 때 사용된다. 각주의 양식은 각 대학, 연구 기관에 따라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으나 기본적으로 원저자, 출처, 출판연도, 페이지 등을 표시한다.

    참고 문헌을 정리할 때는 먼저 국한문 문헌을 수록하고 구미 문헌을 수록한다. 국한문 문헌은 가나다 순으로, 구미 문헌은 성 및 이름의 알파벳 순으로 한다. 한 필자의 문헌이 여러 개 있을 경우에는 출판 연도 순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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